〈원 빅 유니온〉, 세계산업노동자연맹
세계산업노동자연맹(IWW)는 한때 십수만명의 조합원을 가진 미국 내 거대 노동조합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탄압과 조직내 분열을 거치며, 1,000명도 안되는 수로 조직세가 축소되었다. 시기상 이 글은 IWW가 그 상황일 때 작성된 글이다. 글에서 이를 악문 활동가들이 보여지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글에서 IWW가 강조하는 원칙은 결론적으로 단 하나다.
"노동자의 직접행동을 통한 노동자의 자주경영(산업의 민주화)". 혁명적 산별노조를 통한 통합단일노조의 원칙도, 조직의 운영에 관한 각종 원칙도 노동자의 직접행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되는 것일 뿐이다.
입법운동도, 정치적 로비도 모두 노동조합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법은 이러한 실질적 행동에 기반하여 세워진다.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실질적 행동을 통하여 통제하는 것이다. 이것이 좋은 입법을 가능하게 하고, 나쁜 입법을 막는다."
그리고 IWW가 혁명적 산별노조 운동을 주장하는 것은, 노동자의 직접행동에 가장 유리한, 미국의 상황에 맞는 형태의 노동조합이 산별노조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사실상 산업에 근거하여 국가를 형성하였고, 그렇기에 산업에 따라 단결하는 것이 가장 행동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올리는 것은, IWW의 운동이 올바르니 그러한 형태의 조직을 건설하자는 주장을 위함이 아니다. IWW가 미국의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라보고, 그 구조에 따라 어떠한 노동조합의 구조를 구상하고, 실천하는지의 분석틀을 바라보기 위함이다.
우리는 조직의 건설과, 그를 통한 사회의 변혁을 추구하는 혁명적/조직지향적 아나키스트로써, 사회혁명의 골자는 노동자의 직접행동, 나아가 사업장의 자주경영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그 노동조합에서 노동자의 직접행동을 조직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노동조합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하는가. 〈원 빅 유니온〉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자, 영원한 질문이라 하겠다.
다행스럽게도 이 글이 나온 후, IWW는 다시금 조직의 반동을 만들어냈고, 나름의 사회적 영향력을 재건했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들이 물질에 기반한 공고한 원칙으로 헌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이 한국 노동조합 운동의 원칙에 대한 고민에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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